가난한 아들이 어머니 위해 손가락을 잘랐더니
가난한 아들이 어머니 위해 손가락을 잘랐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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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 멘트 (300자 내외)
"어머니! 제발 눈 좀 떠보세요! 이 불효자, 어머니 가시는 길에 저승길 노잣돈도 못 드립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오두막, 숨이 넘어가는 어머니를 붙들고 피를 토하듯 우는 아들이 있습니다. 약 한 첩 쓸 돈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던 그때! 아들은 부엌으로 달려가 서슬 퍼런 식칼을 집어 듭니다. 대체 무엇을 하려는 걸까요? 효심 하나로 하늘을 울리고, 호랑이까지 춤추게 만든 기막힌 사연! 듣다 보면 가슴이 뻥 뚫리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진짜배기 효자 이야기가 지금 시작됩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옛 문헌 '삼강행실도'에나 나올 법한 지극한 효심, 그 놀라운 기적을 생생한 야담으로 풀어드립니다. 병든 노모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신체 일부를 바친 아들, 그리고 그 효심에 감복해 산신령이 보내준 놀라운 선물까지! 요즘 세상에선 보기 드문, 그러나 우리 가슴 속에 꼭 필요한 '효'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잠 안 오는 밤, 옛사랑방에 둘러앉아 할머니가 들려주던 그 따뜻한 목소리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귀로 듣는 보약 같은 이야기, 놓치지 마세요.
※ 병석에 누운 어머니를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헛수고만 하는 아들의 처절한 상황
자, 여러분. 오늘 제가 풀어놓을 보따리는 저기 강원도 두메산골, 아주 첩첩산중 깊은 골짜기에 살았던 박 서방네 이야기입니다. 얼마나 깊은 산골인지, 호랑이가 마실을 다니고 멧돼지가 친구 하자고 덤비는 그런 곳이었지요. 이 박 서방네가 어찌나 가난했던지, 여러분 상상이나 가십니까? 초가집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흙집인데, 벽 틈새가 주먹만큼 벌어져서 겨울이면 황소바람이 안방까지 들이닥치고, 여름이면 장맛비가 줄줄 새서 방 안에서 우산을 쓰고 자야 할 판이었습니다. 솥뚜껑을 열어보면 밥알은 구경하기도 힘들고, 그저 맹물에 시래기 몇 가닥 둥둥 떠다니는, 죽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멀건 물만 끓고 있었지요. 그래도 이 박 서방, 마음씨 하나는 비단결이라 홀어머니를 업고 다니며 봉양을 했습니다. "어머니, 제가 오늘은 아랫마을 김 참봉 댁 가서 나무라도 해주고 쌀 한 됫박 얻어오리다." 하며 새벽별 보고 나가서 달 보고 들어오는, 그야말로 효자 중의 효자였지요.
그런데 말이요, 옛말에 '복은 쌍으로 안 오고, 화는 홀로 안 온다' 하지 않습니까? 그해 겨울,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리고 살을 에는 추위가 닥쳤는데, 그만 노모가 덜컥 병석에 눕고 말았습니다. 처음엔 그저 "콜록콜록" 하고 마른기침을 몇 번 하시기에, 박 서방은 아궁이에 불을 더 때고, 어디서 칡뿌리라도 캐다가 달여 드렸지요. 헌데 이놈의 병이 점점 깊어지는 겁니다. 며칠이 지나자 어머니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리더니, 나중에는 물 한 모금도 못 넘기고 다 토해내시는 겁니다. 박 서방이 옆에서 "어머니, 제발 미음이라도 한 술 뜨세요. 그래야 기운을 차리지요." 하며 숟가락을 입에 대드리지만, 어머니는 고개를 힘없이 저으며 입을 꾹 다물 뿐이었습니다.
박 서방,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 갑니다. 당장 약이라도 한 첩 지어 먹여야 하는데, 주머니를 뒤져보니 엽전 한 닢은커녕 먼지만 폴폴 날립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 있습니까? 박 서방은 짚신 끈을 질끈 동여매고 눈보라 치는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십 리 길을 단숨에 달려 아랫마을 부잣집 대문을 두드렸지요. "이보시오! 주인 어르신! 우리 어머니가 다 죽게 생겼습니다. 쌀 좀 꾸어주십시오! 내 몸이 부서져라 일해서 갚겠습니다!" 하고 대문이 부서져라 두드렸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싸늘한 문전박대뿐이었지요. "에이, 재수 없게 아침부터 곡소리야! 썩 꺼지지 못해?" 하며 하인들이 소금을 뿌려대는데, 박 서방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그 옆집, 또 그 옆집을 찾아다니며 사정을 하고 무릎을 꿇고 빌었습니다. 이마를 땅바닥에 찧어가며 피가 나도록 빌었지만, 흉년에 인심도 메말랐는지 누구 하나 선뜻 도움을 주는 이가 없었습니다.
박 서방은 터덜터덜 빈손으로 산길을 올라옵니다. 눈물인지 콧물인지 범벅이 된 얼굴로 집에 들어오니, 방 아랫목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 냉골이 되어 있습니다. 어머니를 만져보니 몸이 불덩이처럼 뜨겁습니다. 열이 펄펄 끓어 헛소리를 하시는데, "아가... 춥다... 배가 고프다..." 하시며 가쁜 숨을 몰아쉬는 겁니다. 박 서방은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당장 밖으로 나가 장작을 패기 시작했습니다. 쾅! 쾅! 도끼질하는 소리가 산골짜기를 울립니다. 없는 살림에 땔감이라도 넉넉히 때서 방이라도 따뜻하게 해야겠다 싶어, 기둥뿌리라도 뽑을 기세로 나무를 해다 날랐습니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박 서방은 펑펑 울었습니다. "어머니, 조금만 참으세요. 제가 어떻게든 살려낼 겁니다. 저승사자가 와도 제가 멱살 잡고 돌려보낼 겁니다!" 하며 눈물 젖은 손으로 부채질을 해대는데, 연기가 매운지 신세가 서러운지 눈물이 앞을 가려 보이지가 않습니다.
밤새 어머니 곁을 지키며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드리고, 팔다리를 주물러 드렸습니다. "어머니, 저 어릴 때 어머니가 콩 볶아 주시던 생각나세요? 그때 참 맛있었는데..." 하며 옛이야기를 건네 봐도 어머니는 대꾸가 없으십니다.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지더니, 급기야 '그르렁' 하는 가래 끓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예사 징조가 아니었지요. 박 서방은 덜컥 겁이 났습니다. '이러다 오늘 밤을 못 넘기시는 거 아닐까?'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등골을 타고 오싹하게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박 서방은 다시 벌떡 일어났습니다. 캄캄한 밤중이지만 읍내에 용하다는 의원을 모셔오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었던 겁니다. 횃불을 하나 만들어 들고, 눈이 허벅지까지 쌓인 산길을 뚫고 읍내로 달리기 시작하는데, 넘어져서 무릎이 깨지고 가시덤불에 옷이 찢겨도 아픈 줄도 모르고 내달렸습니다. 오로지 어머니를 살려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말이지요.
※ 마지막 수단으로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는(단지) 비장한 결단과 실행
그렇게 죽을힘을 다해 읍내 의원을 모셔왔습니다. 의원 영감님이 헐떡거리는 숨을 고를 새도 없이, 박 서방은 의원의 소매를 잡아끌고 방으로 들어갔지요. 의원이 어머니의 손목을 잡고 맥을 짚는데, 박 서방은 그 옆에서 숨소리도 못 내고 의원의 표정만 살폈습니다. 의원의 미간이 점점 찌푸려지더니, 한숨을 '푹' 하고 내쉬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 한숨 소리가 박 서방 귀에는 천둥소리보다 더 크게 들렸습니다. "어르신, 어떻습니까? 우리 어머니 살 수 있습니까? 네? 말씀 좀 해보십시오!" 박 서방이 다급하게 매달리자, 의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혀를 찼습니다. "쯧쯧, 너무 늦었네. 진작 손을 썼어야 하는데, 기력이 다 쇠하여 맥이 잡히질 않아. 이미 병이 골수까지 사무쳤으니, 인명은 재천이라...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겠네."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습니다. 박 서방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의원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졌습니다. "의원님! 무슨 말씀입니까! 준비라니요! 안 됩니다. 제발 무슨 약이라도 써주십시오. 제가 평생 종이 되어서라도 갚겠습니다. 제발요!" 하고 울부짖었지만, 의원은 짐을 챙기며 냉정하게 말했습니다. "이보게, 죽은 사람 살리는 약은 없네. 그저 따뜻한 물이나 자주 먹이시게." 하고는 휑하니 나가버리는 겁니다. 의원이 떠나고 난 방 안은 다시 적막만이 감돌았습니다. 박 서방은 멍하니 어머니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주름진 얼굴, 앙상하게 마른 손, 거친 숨소리... 이대로 어머니를 보내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박 서방의 머릿속에 번개처럼 스치는 옛이야기가 하나 있었습니다. 동네 노인들이 모여서 하던 이야기 중에, '위중한 부모님 병환에 자식의 손가락을 잘라 그 피를 먹이면 죽어가던 사람도 사흘은 더 산다'는, 소위 '단지(斷指)'라는 민간요법 말입니다. 박 서방은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래,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내 피라도 드려보자. 내 손가락 하나가 대수냐, 어머니만 살릴 수 있다면 내 목이라도 바치겠다!' 그는 결심이 서자마자 부엌으로 뛰쳐나갔습니다.
부엌 한구석에 있는 식칼을 찾았습니다. 녹이 슬고 이가 빠진 볼품없는 칼이었지요. 박 서방은 마당에 있는 숫돌에 칼을 갈기 시작했습니다. '슥, 삭, 슥, 삭.' 고요한 새벽, 칼 가는 소리가 으스스하게 울려 퍼졌습니다. 손이 부들부들 떨렸지만, 박 서방은 이를 악물고 칼날을 세웠습니다. 눈물이 뚝뚝 떨어져 숫돌을 적셨습니다. "어머니, 불효자가 드릴 수 있는 게 이 몸뚱어리밖에 없습니다. 부디 이 피를 드시고 눈을 뜨소서." 박 서방은 시퍼렇게 날이 선 칼을 들고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어머니는 여전히 혼수상태에 빠져 계셨습니다. 박 서방은 어머니의 입을 살짝 벌려놓고, 자신의 왼쪽 약지 손가락을 펴서 도마 위에 올리는 심정으로 방바닥에 딱 붙였습니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어서 터질 것만 같았습니다. 눈을 질끈 감고, 오른손에 쥔 칼을 높이 쳐들었습니다. '으아악!'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어머니가 놀라실까 봐 입술을 깨물어 피가 날 정도로 참았습니다. 그리고 단번에, '탁!' 하고 내리쳤습니다. 뼈가 으스러지는 끔찍한 소리와 함께 손가락 끝이 잘려 나갔습니다. 순간, 눈앞이 번쩍하고 숨이 턱 막히는 고통이 밀려왔지만, 박 서방은 비명 한 마디 지르지 않았습니다.
잘린 손가락에서 선홍빛 피가 왈칵 솟구쳤습니다. 박 서방은 지체하지 않고 그 피를 뚝뚝 받아 어머니의 입안으로 흘려 넣었습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어머니의 목을 받치고, 피가 한 방울이라도 샐까 봐 조심조심 넘겨드렸습니다. "어머니, 드세요. 제발 드세요. 이거 드시고 기운 차리세요." 붉은 피가 어머니의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핏기 하나 없던 어머니의 창백한 입술에 붉은 기운이 돌기 시작하는 겁니다. 박 서방은 잘린 손가락을 헝겊으로 대충 칭칭 감아 동여매고는, 피가 배어 나오는 손으로 어머니의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온몸이 식은땀으로 젖고, 고통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졌지만, 어머니의 숨소리가 조금씩 편안해지는 걸 느끼며 박 서방은 그제야 참고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어머니... 흑흑... 살아만 계셔주세요..."
※ 어머니가 한겨울에 산딸기를 찾는 안타까운 상황
자, 여러분. 참으로 기이하고도 신통방통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박 서방이 제 손가락을 잘라 그 붉은 피를 어머니 입에 넣어드린 지 반나절이나 지났을까요? 의원도 고개를 저으며 포기했던 어머니가, "으음..." 하고 앓는 소리를 내시더니 거짓말처럼 스르르 눈을 뜨시는 겁니다. 아이고, 그때 박 서방 마음이 어땠겠습니까? 심장이 쿵 내려앉으면서도 너무 좋아서 펄쩍 뛸 뻔했지요. 어머니는 가물가물한 눈으로 아들을 쳐다보며 말씀하십니다. "아가... 내가 얼마나 잔 게냐? 입안에서 비릿하면서도 따뜻한 기운이 돌더니, 꽉 막혔던 속이 뻥 뚫리는 것 같구나."
박 서방은 왈칵 쏟아지려는 눈물을 삼키며 얼른 이불을 고쳐 덮어드립니다. 그리고는 잘린 손가락을 붕대로 칭칭 감은 왼손을 등 뒤로 쓱 감추며 말했지요. "어머니! 깨어나셨군요! 제가 산에 가서 아주 귀한 약초를 구해다가 달여 드렸습니다. 그게 효과가 있었나 봅니다." 어머니가 놀라실까 봐 제 살을 도려냈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하고, 선의의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그 말에 앙상한 손을 내밀어 박 서방의 볼을 쓰다듬으십니다. "고생했다, 내 새끼. 네 정성이 나를 살렸구나." 그 거친 손길이 닿을 때마다 박 서방은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잘린 손가락 끝에서는 불에 데인 듯한 끔찍한 통증이 욱신욱신 올라오고, 붕대 위로 검붉은 피가 배어 나왔지만, 박 서방은 입술을 꾹 깨물며 생글생글 웃어 보였습니다. 어머니 앞에서는 아픈 티를 낼 수가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여러분, 산 넘어 산이라 했던가요? 어머니가 정신은 차리셨지만, 병마와 싸우느라 기력이 쇠할 대로 쇠해져서 몸을 일으키지도 못하는 형편이었습니다. 사람 몸이라는 게 밥심으로 사는 법인데, 며칠을 굶다시피 했으니 오죽하겠습니까? "밥... 밥 좀 다오..." 어머니가 힘없는 목소리로 찾으시는데, 박 서방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쌀독을 열어보니 쥐새끼가 드나들었는지 텅 비어 있고, 부엌을 아무리 뒤져봐도 먹을 거라곤 말라비틀어진 무청 시래기 몇 가닥뿐입니다. 박 서방은 한숨을 땅이 꺼져라 내쉬며 부엌 아궁이 앞에 쪼그려 앉았습니다. '내 피로 목숨은 건졌으나, 굶어 죽게 생겼으니 이를 어쩐단 말인가.'
박 서방은 아픈 손을 부여잡고 다시 밖으로 나갔습니다. 동네 방앗간을 기웃거리며 바닥에 떨어져 흙이 잔뜩 묻은 쌀겨라도 주워 모았습니다. 개울가로 가서 얼음을 깨고 그 차가운 물에 손을 담가 쌀겨를 씻는데, 잘린 손가락 상처에 찬물이 닿으니 뼈가 시리고 살이 에이는 고통에 눈앞이 하얘집니다. "으윽!" 신음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박 서방은 이를 악물고 쌀겨를 씻고 또 씻어 한 줌이라도 더 건지려 애를 썼습니다. 그걸 들고 와서 솥에 넣고 물을 한강처럼 부어 멀건 죽을 끓입니다. 죽이라기보다는 쌀겨 씻은 물이나 다름없었지요. 그걸 그릇에 담아 호호 불어가며 어머니께 드립니다. "어머니, 쌀이 떨어져서... 오늘은 이것밖에 없습니다. 내일은 제가 어떻게든 흰 쌀밥 지어 올릴 테니 이것라도 드세요."
어머니는 그 멀건 죽을 몇 술 뜨시더니, 목이 메시는지 숟가락을 놓으십니다. "아가, 나는 괜찮다. 너나 좀 먹거라. 네 얼굴이 반쪽이 되었구나." 자식 굶는 게 마음 아파 당신 배고픈 건 내색도 안 하시는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보는 박 서방의 속은 숯검댕이가 됩니다. 그렇게 며칠을 쌀겨 죽으로 연명하니, 기껏 살아나신 어머니 병세가 다시 도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침 소리가 다시 깊어지고, 얼굴에는 누런 흙빛이 돌았습니다. 박 서방은 밤마다 어머니 머리맡에서 쪽잠을 자며 기도를 올렸습니다. "하늘이시여, 제 손가락 하나로는 부족합니까? 제 팔다리를 다 가져가셔도 좋으니 제발 우리 어머니 밥 한 끼 배불리 드시게 해주십시오."
그러던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잠결에 어머니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이고... 입맛이 써서 도통 넘어가지 않는구나... 상큼한 게 먹고 싶네... 그 옛날 봄날에 먹던 새콤달콤한 산딸기... 그거 한 입만 먹으면 입맛이 돌 것 같은데..." 꿈속에서 하시는 말씀인지, 헛소리인지 모를 그 희미한 목소리가 박 서방의 귓가에 벼락처럼 꽂혔습니다. 박 서방은 벌떡 일어나 앉았습니다. "어머니, 지금 뭐라 하셨어요? 산딸기요? 산딸기가 드시고 싶으세요?" 어머니는 힘없이 눈을 뜨시며 멋쩍게 웃으십니다. "아니다, 아가. 내가 잠결에 헛소리를 했나 보다. 이 엄동설한에 산딸기가 어디 있겠느냐. 그냥 해본 소리다, 자라." 하고는 돌아누우시는데, 그 뒷모습이 어찌나 애처로운지 박 서방은 다시 잠을 청할 수가 없었습니다.
창밖에서는 쌩쌩 칼바람이 불고 눈발이 날리는 한겨울. 온 산천이 꽁꽁 얼어붙은 이 마당에 산딸기라니요. 있을 리가 만무하지요. 하지만 효자 박 서방의 마음은 달랐습니다. '어머니가 죽기 전에 드시고 싶다는 걸 못 구해 드린다면 내가 어찌 자식이라 할 수 있겠는가. 내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포기할 수 없다.' 박 서방은 주먹을 불끈 쥐었습니다. 비록 밖은 지옥 같은 추위가 기다리고 있지만, 어머니의 그 한마디가 박 서방의 가슴에 뜨거운 불을 지핀 것입니다.
※ 아들이 목숨을 걸고 산딸기를 찾아 헤매다 조난당할 위기에 처함
날이 밝기가 무섭게 박 서방은 채비를 서둘렀습니다. 말이 채비지, 구멍 난 짚신을 새끼줄로 꽁꽁 묶어 안 벗겨지게 고정하고, 솜이 다 빠져나와 홑겹이나 다름없는 누더기 저고리를 겹겹이 껴입는 게 전부였습니다. 머리에는 낡은 패랭이를 눌러쓰고, 등에는 혹시나 나무라도 해올까 싶어 지게를 졌습니다. 그리고 허리춤에는 호신용으로 낫 한 자루를 찼지요. 방문을 열고 나서는데 찬바람이 '훅' 하고 얼굴을 때리는데, 마치 얼음장으로 뺨을 맞는 것 같았습니다. 숨을 쉴 때마다 콧속이 쩍쩍 달라붙는 혹한의 날씨였습니다. 박 서방은 방문을 살짝 열고 주무시는 어머니를 향해 큰절을 올렸습니다. "어머니, 다녀오겠습니다. 산딸기 꼭 구해 올게요." 비장한 각오를 남기고 박 서방은 눈 덮인 산을 향해 걸음을 옮겼습니다.
마을 어귀를 지나 산길로 접어드니, 눈이 어찌나 많이 왔는지 무릎까지 푹푹 빠집니다. 한 발자국 떼는 게 천근만근입니다. "아이고, 춥다, 추워!" 입에서는 하얀 김이 뿜어져 나오고, 손발은 금세 감각이 없어집니다. 특히 며칠 전 잘라낸 왼쪽 손가락 상처가 추위에 얼어붙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욱신거리는 통증이 뼈를 타고 올라옵니다. 하지만 박 서방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눈 덮인 덤불을 헤치고, 바위틈을 샅샅이 뒤지며 산딸기를 찾았습니다. "산딸기야, 어디 있느냐! 우리 어머니 살릴 산딸기야, 제발 모습 좀 보여다오!"
산 중턱쯤 올라갔을까요? 눈보라가 점점 거세지기 시작했습니다. 앞이 한 치 앞도 안 보일 정도로 눈발이 휘몰아치는데, 방향 감각마저 잃을 지경이었습니다. 박 서방은 미끄러운 눈길에 몇 번이나 엉덩방아를 찧고 굴렀습니다. 날카로운 나뭇가지에 얼굴이 긁혀 피가 흐르고, 짚신은 젖어서 질척거렸습니다. 덜덜 떨리는 몸을 이끌고 벼랑 끝에 핀 덤불을 확인하려다 발을 헛디뎌 낭떠러지로 떨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간신히 나뭇가지를 붙잡고 올라왔는데, 손바닥이 까져 피투성이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박 서방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안 돼, 빈손으로 돌아갈 순 없어. 어머니가 기다리신다!"
박 서방은 미친 사람처럼 산속을 헤집고 다녔습니다. 멧돼지가 파해쳐 놓은 흙구덩이도 들여다보고, 양지바른 무덤가도 찾아보았지만, 보이는 건 온통 하얀 눈과 앙상한 나뭇가지뿐이었습니다. 붉은색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지요. 해는 뉘엿뉘엿 서산으로 넘어가고, 산속의 어둠은 순식간에 찾아왔습니다. 기온은 더 떨어져서 이제는 입이 얼어 말도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천둥처럼 울리고, 다리는 후들거려 서 있기조차 힘들었습니다. '아... 이대로 얼어 죽는 것인가. 어머니께 산딸기 맛 한번 못 보여드리고 불효자는 여기서 끝나는가.' 절망감이 밀려왔습니다.
박 서방은 어느 큰 바위 아래 주저앉았습니다. 더 이상 걸을 힘이 없었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차가운 달빛만이 야속하게 박 서방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그는 꽁꽁 언 손을 모아 하늘을 향해 빌기 시작했습니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다 얼어붙어 고드름이 되었습니다. "산신령님... 천지신명님... 굽어살펴 주소서. 우리 어머니, 평생 고생만 하시다가 이제 좀 살만하니 병이 들었습니다. 제가 죽어도 좋으니 제발 어머니 드실 산딸기 한 줌만 내려주소서. 제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그의 절규가 메아리가 되어 텅 빈 골짜기를 울렸습니다. 피를 토하듯 울부짖는 그 소리에, 자고 있던 산새들이 놀라 푸드덕 날아오를 정도였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어디선가 "바스락, 바스락"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바람 소리인가 싶어 귀를 기울였는데, 묵직한 발자국 소리가 눈을 밟으며 점점 가까워지는 게 아니겠습니까? 짐승의 기척이었습니다. 박 서방은 덜컥 겁이 났습니다. '늑대인가? 멧돼지인가?' 그는 호신용으로 가져온 낫을 꽉 쥐고 소리 나는 쪽을 노려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푸른 안광 두 개가 번뜩이며 박 서방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 불빛이 어찌나 형형한지, 박 서방은 숨도 쉴 수 없었습니다. 점점 모습이 드러나는데, 세상에! 그것은 늑대나 멧돼지 따위가 아니었습니다. 집채만 한 덩치에 황금빛 줄무늬가 선명한, 전설 속에나 나온다는 산군(山君), 바로 대호(大虎)였습니다!
※ 절벽 끝에서 만난 산신령(호랑이)과 호랑이 등에 올라타 겪는 신비한 모험
자, 여러분! 숨 쉴 틈도 없이 긴박한 상황입니다. 박 서방 코앞에 집채만 한 호랑이가 나타났습니다. 그 눈빛이 어찌나 무시무시한지, 밤하늘의 별 두 개를 떼다가 박아놓은 것 마냥 번쩍번쩍 빛이 나는데, 박 서방은 그 자리에 얼어붙어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습니다. 호랑이가 입을 벌리고 "크르릉" 하고 낮은 울음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에 땅바닥이 지진 난 것처럼 우르르 울리고, 박 서방의 오장육부가 다 떨리는 것 같았습니다. 입에서는 하얀 김과 함께 비릿한 짐승의 냄새가 훅 끼쳐오는데, 박 서방은 '아이고, 어머니 약도 못 구하고 나는 이제 호랑이 밥이 되는구나. 불효자는 이렇게 가는구나.' 하며 낫을 툭 떨어뜨리고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어흐흑, 호랑이님! 저를 잡아먹는 건 좋으나, 집에 병든 노모가 홀로 계십니다. 제가 죽으면 우리 어머니는 굶어 돌아가십니다. 부디 저를 드시고, 남은 뼈라도 어머니 문 앞에 던져주십시오." 하고 덜덜 떨며 유언 아닌 유언을 남겼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목을 물어뜯을 줄 알았던 호랑이가, 갑자기 앞발을 가지런히 모으더니 박 서방 앞에서 꾸벅 절을 하는 시늉을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러고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등을 돌려 대는 겁니다. 마치 "어서 내 등에 타라"는 듯이 말이지요. 박 서방은 실눈을 뜨고 상황을 살피다가 기가 막혀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지금... 나더러 타라는 거냐?" 박 서방이 조심스레 묻자, 호랑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어흥!" 하고 짧게 대답을 합니다. 박 서방은 '이판사판이다. 호랑이 뱃속에 들어가나 떨어져 죽나 매한가지다' 하는 심정으로, 그 거대한 호랑이 등 위로 엉금엉금 기어 올라갔습니다. 호랑이 털은 억세면서도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습니다. 박 서방이 목덜미 털을 꽉 움켜쥐자마자, 호랑이는 뒷발에 힘을 주고 땅을 박차고 날아올랐습니다.
"으악!" 박 서방의 비명 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호랑이는 바람처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말이 달리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험한 바위산도 평지처럼 훌쩍훌쩍 뛰어넘고, 가시덤불 숲은 바람 가르듯 스치고 지나가는데, 박 서방은 눈도 제대로 뜰 수가 없었습니다. 귀 옆에서는 "왱-" 하고 바람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주변 풍경은 화살처럼 뒤로 휙휙 지나가버려 어지러울 지경이었습니다. 박 서방은 호랑이 등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납작 엎드려 호랑이 목을 끌어안았습니다. 차디찬 겨울바람이 얼굴을 때렸지만, 호랑이 몸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기 덕분에 춥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요?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사람이 도저히 갈 수 없는 깊고 깊은 골짜기, 구름도 쉬어간다는 험한 절벽 앞에 호랑이가 멈춰 섰습니다.
호랑이는 몸을 낮춰 박 서방을 내려주었습니다. 박 서방은 다리가 후들거려 땅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이곳은 참으로 기이한 곳이었습니다. 사방이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여 바람을 막아주고, 바위틈에서는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온천수가 흐르고 있어 훈훈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바깥세상은 눈보라 치는 엄동설한인데, 이곳만큼은 마치 봄날처럼 따스했습니다. 호랑이는 앞발로 어느 바위틈을 가리키며 "어흥" 하고 울었습니다. 박 서방이 홀린 듯 그곳으로 다가가 보니, 세상에나 만상에나! 그곳에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완치시키는 과정
박 서방의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호랑이가 가리킨 바위틈, 파릇파릇한 풀잎 사이로 새빨간 보석 같은 것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니, 그것은 틀림없는 산딸기였습니다! 한겨울 눈 속에서, 그것도 이렇게 싱싱하고 탐스러운 산딸기를 보게 되다니요.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옆에는 머리카락처럼 가는 뿌리를 길게 내린, 천 년 묵은 산삼까지 한 뿌리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박 서방은 자신의 볼을 꼬집어 보았습니다. '아야! 꿈이 아니구나! 생시구나!'
박 서방은 그 자리에 넙죽 큰절을 올렸습니다. "산신령님,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 미천한 놈의 정성을 갸륵히 여겨 이런 기적을 내려주셨군요!" 눈물이 펑펑 쏟아져 땅을 적셨습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산딸기가 상하지 않게 조심조심 따서 품속 깊이 넣었습니다. 혹여나 체온에 뭉개질까 봐 옷자락으로 겹겹이 싸고 또 쌌지요. 그리고 산삼도 뿌리 하나 다치지 않게 흙을 살살 털어내어 소중히 갈무리했습니다. "어머니, 이제 살았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다시 호랑이 등에 올라타니, 호랑이는 순식간에 박 서방을 집 근처 마을 어귀에 내려주었습니다. 그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박 서방은 호랑이가 사라진 쪽을 향해 다시 한번 허리 숙여 절을 하고, 집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렸습니다.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어 집에 도착하니, 새벽닭이 홰를 치고 있었습니다.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니 어머니는 여전히 끙끙 앓고 계셨습니다. 박 서방은 부엌으로 달려가 정화수를 떠놓고 산삼을 곱게 달였습니다. 온 집안에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산삼 냄새가 진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산딸기는 으깨어 즙을 냈습니다. 붉은 과즙이 그릇에 가득 찼습니다.
"어머니, 눈 좀 떠보세요. 제가 왔습니다. 어머니가 드시고 싶다던 산딸기를 구해 왔어요." 어머니가 힘겹게 눈을 뜨시자, 박 서방은 산딸기 즙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어드렸습니다. 상큼하고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자, 어머니의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오냐... 이 맛이다... 상큼하니 입맛이 도는구나." 어머니는 산딸기 즙을 단숨에 들이켜시고, 이어서 산삼 달인 물까지 남김없이 드셨습니다. 그러자 정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드신 지 불과 몇 식경(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어머니의 창백하던 얼굴에 붉은 화색이 확 돌기 시작했습니다. 식은땀이 멈추고 거친 숨소리가 잦아들더니, "배가 고프구나. 밥 좀 다오." 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으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박 서방은 기쁨에 겨워 어머니를 끌어안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습니다. "어머니! 살아나셨군요! 이제 안 아프신 거지요?" 어머니도 아들의 등, 특히 붕대가 감긴 손을 쓰다듬으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그래, 다 네 덕분이다. 하늘이 내린 효자 아들 덕분에 내가 저승 문턱까지 갔다가 돌아왔구나." 그날 박 서방은 이웃집에 가서 사정을 이야기하고 쌀을 빌려와(이제 어머니가 나으셨으니 일해서 갚겠다고 하니 빌려주더군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흰 쌀밥을 지어 어머니께 올렸습니다. 어머니가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시는 모습을 보며, 박 서방은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습니다. 잘린 손가락의 고통도, 지난밤의 추위도 눈 녹듯이 사라졌지요.
※ 이 사실이 조정에 알려져 큰 상을 받고
이 소문은 발 없는 말이 되어 천 리를 갔습니다. "여보게, 들었나? 윗마을 박 서방이 제 손가락을 잘라 어머니를 살리고, 한겨울에 호랑이를 타고 가서 산딸기를 구해왔다네!" "에이, 사람이 어찌 호랑이를 타? 거짓말 말게." "아니라니까! 그 집 어머니가 회춘해서 머리가 검어지고 지팡이도 던져버렸다니까!" 마을 사람들은 박 서방네 집을 구경하러 몰려들었고, 직접 눈으로 보고는 혀를 내둘렀습니다. 이 기이한 이야기는 고을 사또의 귀에 들어갔고, 감동한 사또는 박 서방을 불러 치하하고 쌀과 고기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 이야기가 한양 궁궐에 계신 임금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임금님께서는 무릎을 탁 치시며 말씀하셨습니다. "허허, 참으로 기특하도다. 삼강행실도에나 나올 법한 효자가 내 백성 중에 있었구나. 흉년과 전염병으로 인심이 흉흉한 이때, 만백성의 귀감이 될 만하다. 당장 박 서방에게 큰 상을 내리고, 그 효행을 널리 알려라!"
어명(임금의 명령)이 떨어지자, 조용하던 산골 마을이 뒤집어졌습니다. 한양에서 내려온 관리들이 줄을 지어 박 서방네 집으로 들이닥쳤습니다. 수레에는 비단과 쌀, 금은보화가 가득 실려 있었지요. 임금님께서는 박 서방에게 벼슬을 내리시고, 집 앞에 붉은 문을 세워 효자임을 알리는 '정려비'를 하사하셨습니다. 쓰러져가던 초가집은 헐고, 으리으리한 기와집을 새로 지어주었지요. 논밭도 수백 마지기나 생겨, 박 서방은 하루아침에 고을 제일가는 부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박 서방은 재물이 생겼다고 거만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재물로 가난한 이웃들을 돕고, 어머니를 더욱 극진히 모셨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효도 덕분인지 그 후로도 무병장수하며 백 살 넘게 사셨다고 합니다. 박 서방은 훗날 좋은 짝을 만나 혼인을 했고, 자식들도 낳았는데 그 자식들 또한 하나같이 효심이 깊고 총명하여 모두 과거에 급제하고 높은 벼슬에 올랐습니다.
세월이 흘러 박 서방도, 어머니도 흙으로 돌아갔지만, 그들이 살던 마을 입구에는 지금도 효자비가 우뚝 서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앞을 지날 때마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준답니다. "얘야, 저 비석이 바로 호랑이를 감동시킨 효자 박 서방의 비석이란다. 부모님께 효도하면 하늘이 복을 내린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란다." 어때요, 여러분? 가난하고 힘들어도 부모 공경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던 박 서방의 이야기, 듣고 나니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지 않으십니까? 효는 백행의 근본이요, 만복의 근원이라는 옛 성현들의 말씀, 오늘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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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들려드린 '어머니를 위해 손가락을 자르고 호랑이 등을 탄 효자 박 서방' 이야기, 재미있게 들으셨나요? 삭풍이 몰아치는 추운 겨울이었지만, 아들의 뜨거운 효심은 얼어붙은 땅도 녹이고 산신령님 마음까지 움직였습니다. 요즘 세상이 참 각박하다고들 하지만, 우리 마음속에 부모님을 생각하는 그 사랑만큼은 변치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밤, 전화기 들어 고향에 계신 부모님 목소리 한번 듣는 건 어떨까요? "엄마, 아버지는 잘 계시죠?" 이 한마디가 산삼보다 더 좋은 보약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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